스탠바이 웬디 - 감독: 벤 르윈, 주연 : 다코타 패닝, 토니 콜레트, 각본: 마이클 골람코
스탠바이, 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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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기에 많은 용기가 필요한 요즘이다. 사회생활을 할 때는 적당하게 유머러스 하며, 상대방이 예의가 없어도 내색하지 않아야 하고, 버거워도 씩씩한 척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게 삶을 살아가는 적절한 방법이다. 주인공은 자폐증을 알고 있기 때문에 타인은 물론, 가족과도 교류조차 어려워하는 21살 소녀이다.
(아주 약간의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작은 성장도 소중해
성장 영화는 늘 이중적인 감정을 들게한다. 한편으로는 성장 끝에 드라마틱한 결말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것이 현실이 아닌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해피 엔딩이 나와도 만족스럽지 않다. 내 첫 '성장'물은 아마 소설 초승달과 밤배였는데, 주인공의 방황의 끝에 나타난건 아름다운 사랑과의 재회나, 눈부신 성공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 허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삶의 지혜란 만족감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그런 관점에서 성장영화의 시청자로서 마땅히 해야 할일은,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영화의 처음과 끝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 그 변화가 얼마나 가치있었는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 나는 주목해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작은 일상에서 이뤄낸 성장도 기특하게 여겨보는 것. 그런 계기를 마련해주는 성장 영화가 참 좋다.
누구에게나 어려운 인간관계와 세상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가족은 타인보다 나를 더 이해 못할 때가 많다. 나의 최악의 모습을 너무 잘 기억하고 너무 오랫동안 상처 받아 있기 때문이다. 주변인은 나를 돌봐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내 능력을 온전히 알아보기에는 너무 가깝고 바쁘다.
그외의 타인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 어떤 악의도 없지만, 정해진 시스템에 의해 의사결정을 할 뿐. 그 시스템이라는게 약자에게 얼마나 불공평하고 의미없는지 생각해보기에는, 조금 피곤하거나, 무섭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인공은 남들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시스템이나 사람들에게 반발하는 방법을 택하기 보다는, 그냥 그게 맞지 않는 방법이라고 받아들인다. 메모장에 적는다. '버스 화장실은 사용할 수 없다' 등, 꼭 맞는 말은 아니지만, 원래 그렇다고 믿는다. 대신 포기하지는 않는다.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편법도 시도해본다. 시도하기 전에는 포기하지 않는다.
단백하지만 지친 일상에 조금 힐링을 얻을 수 있었던, 단비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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